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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데미 인사이트

지구를 위한 나의 지분은 몇 프로 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사회경제 경로(SSP)에 따른 지구 평균기온 상승.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지구온난화 1.5도 이내 억제. 사회경제 경로 SSP 5~8.5 가장 많이 배출, SSP 3~7.0 많이 배출, SSP 2~4.5 중간, SSP 1~2.6 적게 배출, SSP 1~1.9 가장 적게 배출. 출처: IPCC 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

전 세계가 이상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이 시각 그린란드의 빙하는 하루에 85t가량이 녹아내리고 있다.

멀리 갈 필요 없다. 문을 열고 나가면 엄습하는 더위는 저 먼 나라의 기록보다 실존적이다. 32도 정도면 시원하네, 라는 말을 언제부터 하게 되었을까.

지구는 앓고 있다. 온몸으로 삐걱거리며 자신의 지병을 알리고 있다.

헐떡이는 지구의 이마에 손을 대 보고 괜찮냐고 물어야 하지만, '지구를 위하여'라는 명제는 우리에게 늘 차선이었으므로 '무엇을 어떻게'라는 의문문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 알아야 실천을 하고 실천을 해야 실효가 있지 않은가. 그것을 어떻게 이어 붙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이견이 존재하지만 그 누구도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너무 무력해 할 필요 없다.

우리는 자각하지 못한 사이 생활에 미며 든 친환경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지구를 위해 작지만 분명한 기여를 하고 있다. 너무 하찮다고? 아예 시작하지 않은 것에 비하면 대단한 도약 아닌가. <언제나 즐거운 소비>를 하면서도 환경을 위해, 지구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고양감을 가질만한 일이다. 소개하겠다. 한 여름밤의 서풍처럼 성큼 내 곁으로 다가온 친환경 제품들을.


친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


스타벅스는 2018년 9월 일부 매장에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재질의 빨대로 변경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흐물거리는 재질과 허술한 내구성으로 커피 본연의 식감을 해친다는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았으나, 굴지의 프렌차이즈 카페가 시도한 대담한 결정은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옥수수 전분 성분의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음식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생분해성 원료의 일회용품은 100% 폐기가 가능할 뿐 아니라 음식 찌꺼기가 묻는 용도 특성상 재활용이 힘든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줄임으로써 해양생물 보전과 폐기물 저감에 앞장선다는 선구자 이미지를 확충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확실히 일석이조. 

버려진 방수포와 천막을 재활용하여 액세서리를 제조하는 스위스 업체 '프라이탁'.전 제품 수작업으로 제조되어 불균일한 품질이나 얼룩이 발견되지만, 그마저도 희소성으로 구분되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재질의 흔적을 고스란히 디자인 요소로 승화 시켰다. 

나이키 역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기점으로 자사가 후원하는 유니폼을 매립지에서 수거한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하여 만든다고 발표했다. 70억 개가 넘는 플라스틱병을 재생산하여 경량화 유니폼으로 탈바꿈시킨 것. 유니폼에 이어 신발과 가방 등 다양한 상품군에 재생 폴리에스터 사용을 확대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니폼 킷 역시 재생 폴리에스터만을 사용한 제품이다.

친환경 바람은 우리가 늘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 기기들에도 사푼 날아들었다. 휴대폰 케이스 업체 ‘케이스티파이'는 대나무를 원료로 한 '컴포스터블'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인 ‘폴라올라'역시 밀짚을 원료로 하여 자연스럽게 분해되는 케이스를 출시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구글은 2016년부터 자사의 스마트폰 '픽셀' 제품군에 패브릭 커버와 재생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

경쟁사인 애플 역시 모든 자석과 카메라 햅틱에 100% 재생 희토류 자원을 사용하며, 어댑터를 구성품에서 제외하여 배송 운반대에 제품을 더 많이 실음으로서 연간 200만 톤의 탄소를 절감시킨 그들의 용기도(!) 눈여겨볼 만 하다.

공병을 재활용하는 매장도 있다. 사이다병을 수거해가는 작은 슈퍼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코스 메딕 브랜드 '키엘'. 멤버십 가입 후 공병을 반납하면 재활용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데, 스무 개가 모이면 소정의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수거한 공병은 100% 재활용한다. 국내 브랜드 '이니스프리'역시 북촌에 '공병 공간'이라는 업사이클링 특화 매장을 오픈했다. 공병 23만 개를 재활용한 인테리어와 공병 파쇄기를 비치하여 공병을 파쇄하고 재사용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으며, 버려진 플라스틱 조각들을 사용해 만든 굿즈를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시행 중이다.


우리의 지구를 위해서

어떤가. 친환경 제품은 더 일부 운동가들의 유심론 같은 것이 아니다.

열거한 제품들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재활용 의류를 찾아 동묘를 헤매던 예능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더는 우스운 밈 같은 것으로 소모되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도 수많은 브랜드가 '친환경'의 외피를 쓰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범지구적 환경운동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친환경 원료와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대의를 위한 소비로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완성도에 일부분 손해를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각기 확실한 소구점을 지닌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특히, 생분해성 일회용품 사용 여부에 따라 소위 말하는 '힙한' 매장의 척도가 판가름 나는 세태 또한 특기할 만하다. 그야말로 뉴 컨템포러리다. 변화는 명징하다.

환경운동은 분명 어렵고 지난한 일이었다.

친환경 제품 및 정책 국민인지도 조사 결과. 매우 관심 + 대체로 관심. 환경문제 관심도 2013년 86.5%, 2014년 87.7%, 2015년 77.0%, 2016년 69.0%, 2017년 87.9%, 2018년 93.9%, 2019년 94.2%. 친환경제품 관심도 2013년 81.1%, 2014년 81.6%, 2015년 82.2%, 2016년 78.1%, 2017년 81.6%, 2018년 91.0%, 2019년 91.5%. 출처: 환경부 친환경 제품 및 정책 국민인지도 조사 결과보고서

유난 떠는 소수가 주창하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소비로써 간단히 환경운동에 동참 할 수 있다. 아픈 지구에 괜찮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럼으로써 함께라는 유대감에 몸을 담글 수 있다. 그것이 내 지갑을 위협하는 행위이면 어떤가.

지구를 위할 수 있다는데.


이 글을 작성한 ‘이중호’ 작가는

국어국문 전공의 길을 시작으로 트렌드, 제테크, 자기계발에 대한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입니다. 트렌드 수집가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 다양한 글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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