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데미 인사이트

혼자는 외로운데, 함께도 힘들다고요?


💡 바쁜 당신을 위한 3줄 요약!

1. 뇌는 외로움을 육체적 고통과 동일하게 받아들임.
2. SNS 사용 시간을 늘리면 오히려 더 외로워지는 경향을 보임.
3.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음.



외로움, 익숙하지만 사실 뭔지 잘 몰라


“지금, 외로우신가요?”

답은 각자 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외로움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감정일 겁니다. 통계청의 2020년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율은 20.5%로 2018년(16.0%)보다 4.5%P 높아졌습니다. 우리는 왜, 외로울까요?

“자주 만나는 친구가 없어서”
“진심을 터놓을 사람이 없어서…”


외로움은 주관적인 감정입니다. 객관적인 ‘사회적 고립 상황’에 놓여있다고, 친구가 없고 교류가 부족하다고 해서 모두 똑같이 외로움을 심하게 느끼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누군가는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서 괜찮거나 오히려 더 즐거울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은 견딜 수 없어 하죠. 오히려 주변에 늘 친구들이 많은 ‘인싸’ 타입이 더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고요.

 
외로움도 스트레스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과하면 ‘독’이라고 합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신진대사가 37% 더 떨어지고, 외로움은 신체의 면역력을 13% 이상 약하게 한다고 합니다. 외로움이 하루 15개비의 흡연만큼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니, 외로움의 위력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죠?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죠. 특히 현대인에게 이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1인 가구는 한국에서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고, ‘혼밥’ ‘혼행’ 등 혼자 하는 활동이 이제 더 이상 어색하지만은 않아요. 언젠가부터는 ‘인싸’ ‘아싸’라는 말로 사람들을 나누고 있기도 있죠. 애매한 사람들을 일컬어 ‘그럴싸’라고 하더라고요... 🙄

”외로운 건 싫지만, 나만의 시간도 필요해!”
어찌 보면 모순된 투정 속 간극,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요?

1. 외로움, 육체적 고통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리는 남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살고싶어 한다. 하지만 혼자는 힘들고 함께 하기는 괴롭다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이 타인과 꾸준한 관계를 맺기보다는 고립과 외로움을 겪으며 살아간다”
<친밀한 타인들> 조반니 프라체토

이탈리아 신경생물학자 조반니 프라체토가 저서에서 한 말입니다. 그는 “외로움은 인간을 서서히 죽여 가지만 관계는 인간을 소생시킨다”고도 했습니다. 실제로 뇌는 외로움을 육체적인 고통과 똑같이 받아들인다고 하는데요. 미국 UCLA 연구진은 3명에게 서로 공을 주고받는 비디오게임을 시킨 뒤, 일부러 한 명이 점차 소외되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나머지 한 명의 뇌에서는 육체적 고통을 느낄 때 반응하는 부위가 활성화됐습니다.


출처 : ResearchGate

복잡해 보이는 이 그림의 오른쪽을 잘 봐주세요. 🧠 

뇌 뒤쪽 배측봉선핵(DRN·Dorsal Raphe Nuclei)이 외로움과 관련된 뇌 부위라고 합니다. 미국 MIT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쥐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 DRN 신경세포가 활발하지 않지만, 반대로 고립되면 DRN 신경세포에 반응이 왔습니다. 이같은 연구를 진행한 학자들은 인간이 원시시대부터 사냥이나 채집 등 생존에 유리한 집단 협동 생활에 알맞게 진화해 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고립될 때 뇌에서 불안감이나 육체적 고통이라는 경고를 줘서, 혼자 있는 것=생존에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것이죠.

세계는 보편적으로 외로움을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고립되는 이들이 늘어나자 영국은 지난 2018년 ‘외로움 부 (Ministry of Lonliness)’를 설립하고 ‘외로움 장관’을 임명했습니다. 사회에 만연한 외로움을 질병으로 보고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죠. 일본도 지난해 2월 ‘고독부 장관’을 첫 임명했답니다. 국내에서도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의 ‘외로움’을 단순히 개인적 문제가 아닌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사회 현상으로 보고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2.디지털 시대의 외로움은 단순하지 않아




우리는 매일,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스마트폰 속에서요. 우리는 화면 안 SNS에서 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걸까요? 이들에게 일방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이 더 크지는 않을까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전 세계적으로 페이스북 이용 시간은 50%, 왓츠앱은 40%가 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연구팀에 따르면, 외로움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 SNS 사용 시간을 늘린 사람들은 오히려 37~43% 가량 외로움과 불안감이 더 높아졌습니다. SNS는 유익한 정보뿐만 아니라 부정적 감정을 퍼뜨리는데도 아주 유용한 도구였습니다.

Z세대(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들은 고립될수록 스마트폰 속 사람들과의 관계나 팔로워 수에 집중합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소셜 딜레마>에 따르면, 미국에서 SNS의 이용이 활발한 Z세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이 급증했습니다. SNS 속에서 우리는 분 단위로 아주 빠르게 부정·긍정적 평가를 받는데, 인간의 뇌가 그 속도에 따라가도록 진화하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써 왔던 Z세대의 뇌는 다른 세대에 비해 ‘평판’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

사람들과 직접 마주칠 기회도 점점 줄고 있어요. 은행에서는 ATM기를 사용하고, 식당과 마트에서는 키오스크로 결제하는 것이 일상이 됐습니다.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원한다면 대화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됐습니다. 

3.‘혼삶’은 양날의 검일까요?




"항상 외롭긴 한데 저는 그게 괴롭지가 않아요. 만약 제가 외로움을 느껴도 그걸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제가 이 외로움 때문에 어렵고 힘들고 그걸 느껴야 언제 외롭다고 느끼는지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울연구원 <서울시 1인 가구 외로움·사회적 고립 실태와 대응전략> 보고서 중 40대 1인 가구 A 씨의 응답

나날이 늘어가는 ‘혼삶족’들에게 외로움은 이제 너무나 익숙한, 늘 공존하는 감정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716만6000가구로 전체 가구 중 33.4%를 차지했습니다. 전년보다 52만2000가구 늘어난 수치이며, 1인 가구가 700만명을 넘어선 것은 198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처음입니다. 지난 7월 서울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거주 1인 가구 3000명중 62.1%는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에는 혼자 할 수 있는 재미난 것들이 무궁무진합니다. ‘혼밥’ ‘혼술’ ‘혼행(혼자 여행)’ ‘비혼’ 등 단어는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아요. 결혼을 하거나 가족 등 다른 누군가와 함께가 아니어도 재미있는 일은 참 많아 보입니다. 혼자 게임을 하고 유튜브만 봐도 시간이 후다닥 가니까요. 요즘의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것을 예전보다 피하려고 합니다. 혼자라면 누구 눈치 볼 필요 없이 시간을 쓸 수 있어요.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에 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죠. 

‘약속이 깨지면 행복하다’, ‘불금엔 곧장 집에 간다’,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바빠 밖에 나갈 시간이 없다’… ‘집돌이·집순이’ 테스트의 일부 항목인데요. 이렇듯 자신만의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을 선호하는 이들도 더 많아지고 있고요. (침대 밖은 위험해! 🛌)

혼삶은, 양날의 검일까요?

4.중요한 건, 주체적인 ‘균형’ 찾기!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입니다. 미국 예일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팬데믹 시기에도 유독 외로움을 덜 느낀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답은 화려한 인맥도 아니고, 온라인 속 수많은 팔로워 수도 아니고, 혼자 보내는 시간을 유독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5명 이상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SNS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지 못하거나 모바일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들이 아주 많지 않아도 됩니다. 주말마다 떠들썩한 모임에 나가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거죠. 일부 가까운 사람 몇몇과 유대감을 쌓는 정도로도 외로움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혼자만의 일에 집중하거나, 취미생활을 즐기며 보내는 시간도 필요해요. 하지만 가까이에 있는 이들과 위로와 공감을 나누고, 협력해야 하는 때도 있어야 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사이에서 현명하게 균형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외로움은 주관적인 감정이고, 자신의 감정을 결정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주인공은 자신입니다.

당신 옆의 그 사람도 어쩌면 당신과 비슷할 지 몰라요. 누군가 먼저 건네오는 따뜻한 말 한 마디와 배려를 바라고 있을 지도요. 당신이 다른 누군가에게 가치있는 존재라는 사실, 잊지 마시고요! 👫💖 



이 아티클을 더 읽고 싶으신가요?

유데미 큐레이션에 무료 가입하고
유익한 콘텐츠들을 무제한 이용하세요.

최신 인사이트